<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 줄거리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의 28번째 극장판이다. 언제나 그렇든 주인공 짱구는 이번에도 특별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이번 극장판에서는 미라클 크레용에 의해 선택받은 용사가 된다. 미라클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면 그림이 실제로 살아 움직이게 된다.
미라클 크레용은 낙서왕국에서 온 물건으로, 낙서왕국은 아이들이 그리는 낙서의 힘으로 유지되는 왕국이다. 기술이 발전하게 되며 지구의 사람들에게는 전자기기가 대량 보급되고, 이에 따라 아이들이 더 이상 낙서를 그리지 않자 왕국 유지를 위해 필요한 힘이 부족해지게 된다. 이를 계기로 낙서왕국에서는 지구의 아이들을 납치해서 강제로 그림을 그리도록 한다.
처음 짱구가 용사인 것을 알기 전, 낙서왕국에서 온 궁정 화가는 용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짱구를 만나게 된다. 짱구가 그린 그림이 살아나는 것을 본 궁정화가는 짱구에게 아이들을 납치하여 강제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방위대신의 작전을 막아달라 한다. 낙서왕국의 병사들이 쫓아오게 되며, 사진을 찍으면 그림으로 변하는 카메라로 짱구와 크레용을 같이 찍은 후 짱구를 위기 상황에서 탈출시킨다.
이후 짱구는 미라클 크레용으로 자신과 함께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그림들을 그리고, 그 그림들에 생명이 더해져 짱구와 모험을 함께하게 된다.
명장면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에서 꼽은 명장면은 크게 두 개다. 첫 번째는 짱구가 그린 이슬이 누나가 짱구를 구하려다 사라지게 되는 장면이다. 짱구가 함정에 빠져 낙서로 변하는 카메라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짱구가 그려 만든 가짜 이슬이 누나는 짱구를 구하기 위해 비를 뚫고 그들에게 돌진한다. 가짜 이슬이 누나는 짱구가 미라클 크레용으로 그린 낙서였기 때문에 물을 만나면 지워지게 되는데, 비 속을 달렸기 때문에 짱구는 구했지만 자신은 사라지게 된다. 자신이 없어지게 될 것을 알면서도 바로 몸을 날리는 그림의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또 내내 실제 이슬이 누나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피하기 급급했던 짱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나왔다. 크레용으로 살리고자 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는 짱구의 모습은, 늘 장난스럽기만 한 짱구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두 번째는 다 같이 온 동네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다. 낙서왕국이 무너져가는 중에 사람들은 도망가려 하지만, 낙서를 통해 얻어지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힘을 써달라는 등장인물의 설득으로 모두가 다 같이 낙서를 하기 시작한다. 온 동네의 건물, 길거리, 지붕 등 모든 곳에 낙서를 하기 시작하고 이 에너지가 모여 낙서왕국이 무너지는 것이 어느 정도 막아진다. 짱구는 라인기로 부리부리대마왕을 거의 완성하였고, 마지막 남은 그림의 일부를 미라클 크레용으로 만들어낸 "브리프"가 희생하여 완성하게 된다. 미라클 크레용의 힘이 있는 브리프가 거대한 그림의 일부로 다시 탄생하면서, 무너져가던 낙서왕국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게 되는데 모두가 힘을 합치게 되는 것의 힘과 또 "브리프"의 희생장면이 인상 깊어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골랐다.
리뷰
짱구는 못 말려는 학창 시절을 함께 한 애니메이션이다. 짱구의 엉뚱한 모습에서 재미를 느끼고 또 때론 의젓한 모습이, 짱구를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게 만든 매력이었다. 그래서 짱구 극장판은 1기부터 모든 내용을 다 보고 있는데 최근 본 짱구 극장판 중 가장 재밌게 봤던 편이었다. 요즘엔 낙서를 할 기회가 많이 없어졌다는 대사에서 실제 과거의 내 생활과 현재의 생활을 비교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예전의 나는 놀이터에서건 스케치북이든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면 요즘엔 그림을 그리는 일이 손에 꼽는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또 짱구가 미라클 크레용으로 그려낸 그림들은 얼핏 보면 하찮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 모든 그림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때 더 감동이 커지기도 했다. 명장면 파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자신이 사라진다는 부정적인 결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짱구를 도와줄 때, 그리고 무너져가는 낙서왕국을 다시 살리고자 또 다른 그림이 희생하는 모습들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어쩌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당연히 희생하는 것이 맞다 할지라도 내가 만약 저 그림이었다면 오래 살기 위해 도망가지는 않았을까, 짱구를 배신하고 내가 살 길을 찾으려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짱구 극장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꼭 보길 추천한다!